숨이 막히고 가슴 미어지던 날
친구와 난 둑길을 걸으며
돌맹이 하나 되고자 했네 돌맹이 하나
강물 위에 파문 하나 자그맣게 내고
이내 가라앉고 말 끝내 사라지고 말
그런 돌맹이 하나 그런 돌맹이 하나
그때 난 묻지 않았네 친구여
돌에 실릴 역사에 무게가
그 얼마일거냐고 그 얼마일거냐고
친구여 나 묻지 않았네
날은 저물어 캄캄한 밤에
친구와 난 밤길을 걸으며
불씨 하나 되고자 했네 작은 불씨 하나
풀밭에서 개똥벌레쯤으로나 깜빡이다가
끝내 새날이 오면 금새 사라지고 말
그런 불씨 하나 그런 불씨 하나
그때 나 묻지 않았네 친구여
불이 밀어낼 어둠의 영역이
그 얼마일거냐고 그 얼마일거냐고
친구여 나 묻지 않았네
그러나 죽음 하나 같이 할 벗 하나 있음에
나 그것으로 자랑스러운 벗 하나 있음에
벗 하나 있음에
워워- 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