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겨졌지
차가운 이 세상 바깥에
날 따라온 시선들이
날 찌르는 날카로운 창 같애
창 밖의 모든 이들이 날 탓해
그래도 내 곁에 니가 있어 살 것 같애
난 너만 있으면 돼
저녁 거리의 발걸음들은 바빠지고
행인들 뒷모습
아스팔트 바닥 까지도
날 비웃던 날
그 어떤 말도 날 위로 못해
낡은 심장까지 다 까지고 너덜너덜
돌아온 작은 아파트
계약 끝날 때 됐지
고민들 앞 다투듯이
쏟아져 날 덮쳐
이제 와 굳이 투덜거릴 것 없어
니가 사는 그 집
그 집이 내 집이란 게
내게 내린 축복
내가 사는 세상은 춥고
모질어도 난 너만 있으면 돼
저 문 뒤엔 세상
제일 이쁜 여자가 있어 그거면 돼
필두는 꼬리 치면서 반겨
이런 나여도 괜찮아?
그녀 품에 쓰러지듯 안겨
세상과 내 집
현관문 사이의 간격이 날 구했지
내 두 눈이 감겨
나는 너 하나만 있으면 돼
세상이 날 아프게 아무리 힘들게 해도
너만 보면 난 다시 웃게 돼
얼어붙은 가슴이
네 미소에 녹아 내리네
세상의 주인공은
나 말고도 다들 꿈 꿨지
성공은 내 이름 위에 빗금 그었지
신부 입장도 못해 본 아내가
괜찮은 척 웃을 때면 미안해
가을 다 지나기 전에
그녀에게 면사포를
무너진 탑 따윈 싹 새로 쌓고 올 거야
이제 거의 다 왔어
저 문 너먼 늘 내가 주연인 영화 속
"나 왔어"
내 품에 안겨
나를 보고 있는 네 눈빛이
나를 살아나게 해
다시 일어나게 해
그래서 난 너만 있으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