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에겐 그저
지나가던 길의 들꽃인가 봐요
텅 빈 얼굴로
바라보다 말없이 가버리죠
나는 당신에겐 그저
오래된 나무의 그림자인가 봐요
곁에 누워 한숨짓다가
이내 가버리죠
어딘가로 가버리면
몇 날 며칠 또 기다리네 기약 없이
그대여 그대여 가지 마요
내가 그댈 지켜줄게요
그대여 그대여 가지 마요
내가 안아줄게요
나는 당신에겐 그저
바람 불어오는 언덕인가 봐요
멀리 어딘가 바라보다
터벅터벅 내려가죠
머릿결 흩날리는
뒷모습만 바라보네 하염없이
그대여 그대여 가지 마요
내가 그댈 지켜줄게요
그대여 그대여 가지 마요
내가 안아줄게요
그래도 나는 당신에겐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이죠
잡초 가득한 선로 위로
나를 찾아와주죠 나를
그대여 그대여 가지 마요
내가 그댈 지켜줄게요
그대여 그대여 가지 마요
내가 안아줄게요
그대여 그대여 가지 마요
내가 뭐라도 할 수 있게요
그대여 그대여 가지 마요
내가 내가
늘 곁에 있어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