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내 나이
스물 하나에
첨 나간 소개팅
그때가 그녀와의
첫 만남
작은 키 작은 눈에
못생긴 그녀
나오는 건 한숨뿐
그냥 착해 보여요
했을 뿐
어쨌든 그렇게 만나
시간은 잘도 간다
백일이 됐네
반지 향수 꽃다발
목소리 높여서
챙기는 날
바로 그 날
우리의 백일날
친구들과
술 먹고 잊었지
실은 그녀와의 백일기념
창피했지
헉 그녀에게
전화가 오네
우 감기야 아픈척 했네
그녀가 걱정을 하네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
어느새 내 나이 서른
못생긴 그녀는
아직도 곁에 있지
백수만 아니라면
벌써 바이 바이
했겠지만
어쩌겠어 그녀는 나의
플래티넘 골드카드
나의 해결사
못생긴 그녀
이제 그녀 눈가에도
잔주름이
하나 둘 셋
속상하게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
어렵게 백수 탈출
취직을 했지
그렇다고 담박에
철들리 있나
첫월급 타던 날
신나게 썼지
나이트에 2차 3차
여기 저기 기분냈지
쓰다보니 어느새
텅 빈 지갑
집에 갈 차비 하나
남질 않았네
만만한 그녀에게
전활 했네
나 강도 당했어
자다말고 맨발로
뛰어나온 그녀
술냄새 풀풀나는 날보고
안 다쳤냐 걱정하네
아 그녀는 바보
돌아서는 내 두 손에
그녀가 쥐어준 건
울 엄마 아버지 속내복
아 구제불능 그녀
못생긴 그녀는
정말 바보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
마흔이 넘어서도
철 없던 나
예쁜 여자 돈 많은 여자
잘 나갈 땐 좋았지
하지만 힘겨울 땐
내 옆엔 언제나 니가
힘겨울 땐 항상
내 옆에 있어준 너를
고생만을 안고도
날 지켜준 너를
이제 좀 잘해줄라
싶었더니
넌 이젠 없다
내 옆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