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불도 없는
횡단 보도를
건너가는 사람들
물샐틈 없는
인파로 가득찬
땀냄새 가득한 거리여
어느새
정든 추억의 거리여
어느 핏발서린
리어카꾼의
험상궂은 욕설도
어느 맹인부부 가수의
노래도
희미한 백열등 밑으로
어느새 물든
노을의 거리여
뿌연 헤드라이트
불빛에
덮쳐오는 가난의 풍경
술렁이던 한낮의
뜨겁던 흔적도
어느새 텅빈거리여
칠흙같은 밤
쓸쓸한 청계천 8가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비참한 우리
가난한 사랑을 위하여
끈질긴
우리의 삶을 위하여
화려한 불빛도 없이
그저 각자의 삶의 길로
수없이 지나치는
사람들 그 사이로
내 의지보다는
타의로 생겨나고
사라지고
현실의 벽 앞에
난 눈물을 떨구고
가난이라는 글자에
포기란 단어로
끼워맞춰보기도 했지만
쓴가래 뱉어버리고
그래도
자식들의 꿈있는
미래를 위해
내 한몸
이 거리속에 묻혀
이 두다리로 버텨 뿌연
헤드라이트 불빛에
덮쳐오는 가난의 풍경
술렁이던 한낮의
뜨겁던 흔적도
어느새 텅빈거리여
칠흙같은 밤
쓸쓸한 청계천 8가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비참한 우리
가난한 사랑을 위하여
끈질긴
우리의 삶을 위하여
칠흙같은 밤
쓸쓸한 청계천 8가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