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이
모두 숫자로만 남은 것 같아
생각을 멈추려고 해봐도
내 안에 나도 모를 작은 방이 있나봐
그곳에 웅크린 한 아이가
연필 하나 들고 써내려가는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이
이제는 숫자로만 남은 것 같아
네가 걸어왔던 적은 몇 번이었나
우리가 봤던 영환 몇 편
커피에 시럽은 몇 번 눌러서 넣었나
우리 처음 키스를 나눴던 시각과
제일 길었던 통화 시간
내게 이별을 선언할 때의 눈 깜박임
수없이 많았던 추억들을
감히 세어보려 밤을 지새 난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은
이제는 숫자로만 남은 것 같아
하나 둘 셋 넷 다섯
세다가 새어 나오는 한숨은 삼키고
하나 둘 셋 넷 다섯
음 언제쯤 이걸 그만 둘 수 있을까
사랑한다고 말 한 적은 몇 번이었나
말다툼 했던 일은 몇 번
걷다가 비를 피해 멈춘 건 몇 번인가
우리 처음 키스를 나눴던 시각과
제일 길었던 통화 시간
내게 이별을 선언할 때에 눈 깜박임
수없이 많았던 추억들을
감히 세어보려 밤을 지새 난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은
이제는 숫자로만 남은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