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권진아

맘은 늘 날 앞서가고
손톱은 무심히 자라고
쉬지 않고 걸어 왔는데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찬 바람이 불어와
내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쳐
이건 마치 ‘넌 아니야'
속삭이는 것 같았어
매일 밤 난 무섭다

난 그냥 좋았을 뿐인데
기탈 치며 노래를
할 수만 있다면
텅 빈 날 가득히 채웠던
내 작은 꿈들은
어느 새 조금씩
날 숨 막히게 해
내가 만든 노래가
초라한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돌아와
'괜찮아 이제 시작일 뿐야'
내 눈물 닦아주네

요즘 내 하루는 말야
두려운 내일로 가득해
언제나 나의 곁에서
어린 날 걱정하던 사람들
그 눈빛이 난 고맙다

난 그냥 좋았을 뿐인데
기탈 치며 노래를
할 수만 있다면
누구보다 기뻐하던
내 가족, 내 사람들
어느새 조금씩
날 잠 못 들게 해
내가 쓰러진다 해도
길 잃고 헤매도
나 계속 걸을 거야

난 그냥 난 그게 좋았어
널 위해 노래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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