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사하

책상 위에 낡아가는 오래된 책처럼
서랍 속에 가지런히 잊혀진 옷처럼
너에 대한 나의 마음을
미련스레 남은 마음을

냉장고에 차곡차곡 밑반찬 통처럼
공책 위에 또박또박 수학공식처럼
너에 대한 나의 마음을
정리할 수 없는 마음을

여울물에 띄워 놓은 종이배
하늘에 날려버린 비행기
처럼 바람을 타고 보내길
바래

좋아하는 페이지에 포갠 낙엽처럼
세탁기에 숨어있는 양말 한 짝처럼
어딘가에 숨은 마음을
어딘가엔 남은 마음을

여울물에 띄워 놓은 종이배
하늘에 날려버린 비행기
처럼 바람을 타고 보내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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