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천변

수궁가

중중몰이 ‘고고천변’은 자라가 토끼를 잡으러 세상에 나오면서 온갖 좋은 경치를 구경하는 대목인데, 판소리의 여러 곡 가운데 ‘제비노정기’와 함께 가장 빼어난 서경시로 꼽는 명곡이다. ‘조선창극사’에는 이 곡을 가왕으로 꼽는 순조 때 명창 송흥록의 더늠이라한 점을 보면 아주 오래된 곡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원래 씩씩한 우조로 부르며, ‘동편제 판소리’(서울음반)에 실린 송만갑의 녹음이 절창이다. 근래에는 맛을 내기 위해 평계면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김연수의 녹음도 그렇다.

원반 : Victor KJ-1212-A
녹음 : 1938. 3. 23

(중중몰이)
고고천변일륜홍 부상으 높이 떠, 양곡으 잦은 안개 월봉으로 돌고 돌아, 어장촌개 짖고, 회안봉 구름이 떴다. 노화난 다 눈 되고, 부평은 물에 둥실 어룡은 잠자고, 자규는 펄펄 날아든다. 동정여천파시추 금색추파가 여기라. 앞발로 벽파를 찍어 다려 뒷발로 창랑을 탕탕, 요리조리 저리요리, 앙금당실 떠 사면 바라보니, 지광은 칠백리요 파광은 천일색인디, 천외무산 십이봉은 구름 밖에가 멀고 해외 소상으 일천리 눈 앞에 경이로다. 오초난 어이 허여 동남으로 버렸고, 건곤은 어이허여 일야에 둥실 떠, 낙포로 가는 저 배, 조각달 무관 속으 초회앙으 원혼이요, 모래 속에가 장신허여 천봉만학을 바래봐. 만경대 구름 속 한선이 울어있고, 칠보산 비로봉은 허공에 솟아 계산파무울차아 산은 칭칭 높고, 경수무풍으 야자파물은 풍풍 깊고, 만산 우루루루루루, 국화는 점점, 낙화는 둥둥, 장송은 낙락, 늘어진 잡목, 펑퍼진 떡갈, 다래 몽동, 칡 넌출, 머루 다래 으름 넌출, 능수버들 벗나무 오미자 치자 감자 대초 가진 과목 얼크러진 뒤틀어져서 구부 칭칭 감겼다. 어선은 돌아들고, 백구난 분비, 갈매기 해오리 목퍼리 원앙새, 강선 두룸, 수많은 떼고니, 소호천자 기관허든 만수문장으 봉황새, 양양창파 점점무 사랑하다고 원앙새, 칠월칠석 은하수 다리 놓든 오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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