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반제공: 이중훈
(중머리) 쑥대머리 구신형용, 적막옥방으 찬 자리요, 생각난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낭군 보고지고, 오리정 정별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받으니, 부모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난가, 연인신혼 금슬우지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뜻이 솟아서 비취고져, 막왕막래 맥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보며, 전전반측으 잠 못 이루니 호접몽을 어이 꿀 수 있나, 손가락으 피를 내여 사정으로 편지헐까. 간장의 썩은 눈물로 임의 화상을 그려볼까. 추우오동, 엽락시어 잎이 떨어저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으 연을 캐는 채련녀와 제롱망채엽으 뽕따는 여인네도 낭군 생각은 일반인데, 날보다는 더 좋은 팔짜, 옥문 밖을 못나가니 뽕을 따고 연 캐겄나, 내가 만일으 님을 못보고 옥중 장혼이 되거지면 생전사후으 이 원통을 알어 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퍼버리고 앉어 설리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