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생일 - 김혜연
어느 날 무심코 달력을 보니
지나버린 날짜에 동그라미 쳐있네
불현듯 생각나는 아내의 생일
아뿔싸 이번에도 그냥 넘어 갔구나
미안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허둥지둥 살다보니 깜박했구려
오늘일랑 밖에 나가 전화를 해야지
여보 뭐 먹고 싶은 것 없느냐고
간주중
나 아닌 다른 사람 만났더라도
얼마든지 좋은 아내 되었을 사람
착하고 어진 심성 너르게 펴서
한 가정을 넉넉히 지켜갈 사람
사랑해 사랑해 정말 사랑해
나 하나만 믿고 사는 당신을 사랑해
오늘일랑 밖에 나가 전화를 해야지
여보 뭐 갖고 싶은 것 없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