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소경
- 이 장 희 시
운모같이 빛나는 서늘한 테이블
부드러운 얼음 설탕 우유
피보다 무르녹은 딸기를 담은 유리잔
얇은 옷을 입은 저윽히 고달픈 새악씨는
기름한 속눈썹을 깔아 맞히며
가냘픈 손에 들은 은사시로
유리잔의 살찐 딸기를 부스노라면
담홍색의 청량제가 꽃물같이 흔들린다.
은사시에 옮기인 꽃물은
새악씨의 고요한 입술을
앵도보다 곱게도 물들인다.
새악씨는 달콤한 꿀을 마시는 듯
그 얼굴은 푸른 잎사귀같이 빛나고
콧마루의 수은 같은 땀은 벌써 사라졌다.
그것은 밝은 하늘을 비친 작은 못 가운데서
거울같이 피어난 연꽃의 이슬을
헤엄치는 백조가 삼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