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너의 모습을 보며
차마 손 흔들지 못했던 것은
다시 볼 수 없는 너이기에
복받쳐 오르는 설움이 기어코
너를 바라보지 못하게 했고
충분치 못했던 날들이 아파져
이별을 반기지 못하게 했다.
잊힐 듯 잊히지 못하고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는
죽음보다 강한 너의 존재감
놓지 못해 꺼칠해져 가는 나날
천 년이 하루 같아지기만을
함께 소망하는 마음 맞잡고
이별을 맞이하려 했었는데….
기적소리 같은 꼬리를 남긴 채
사라지는 너의 모습에 내 눈이
초점을 잃어 희미해질 때까지
찬 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했던 날
지금도 너 떠난 그 길의 끝에는
꼬리 접지 않은 영상에 도리질하면서
이별을 아쉬워하는 내가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