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누워 있지
담벼락에 앉아서 태양을 맞으며
조는 고양이처럼
달리 할 일 없는 소녀
게으름을 구박받아도
매일매일 여기 누워 있어
미안해 엄마
내가 항상 누워 잠만 자는 건 아냐
벽지 무늬를 보며 벚꽃을 상상해
그리고 엄마의 생일도
매일 매일매일 누워
내 구름 침대와 머리가 좋아지는
세라믹 베게
비행기 담요를 배에 덮고
오후 내내 하늘을 유영해
창문을 스치고 지나는 바람
미안해 아빠
빈 골목을 질주하는 오토바이도 없는
그곳에서 난 잠들 듯
조용히 떠다녔어
매일매일 누워
매일매일 누워
매일매일 누워
매일매일 누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