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씨가 있었어
예쁜 화분에 심겼지
창가 틀 위에 놓였어
좋아했었지
한참을 그리 있었어
뭔가를 해야할 걸 알면서
한참을 그리 있었어
그냥 있었지
잎 하나 내야 했었어
내가 꽃인걸 아니까
잎 하나 내야 했었어
잎 하나 냈지
꽃을 피워야 했었어
내가 꽃인걸 아니까
꽃을 피워야 했었어
꽃을 피웠지
그때 알았어
하겠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님을
잎 하나도 꽃을 내는 것도
내가 해서 된 게 아니잖아
햇빛도 필요하고
물도 사람도 필요한데
잎 하나도 꽃을 내는 것도
내가 해서 된 게 아니었잖아
자리를 옮겨가면서
강하게 키우셨지
요리조리 살피며
늘 함께 했지
사랑의 말과 함께
따뜻한 눈빛으로
그렇게 돌보아 주었어
사랑하기에
그렇게 돌보아 주었어
사랑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