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참담함이여 어쩌다 이런 일이
어쩌다 이런 일이 참담함이여
내 눈 앞에 숭례문이 타오른다
어서 빨리 불길을 잡아야해
더 타들어 가기 전에
민족의 정신 조상의 얼굴
겨레의 보물이 탄다
목숨처럼 고귀한 민족의 숨결
화마에 잡혀서 타들어 간다
수 백 년 고통을 이기며 버티고 지켜온 절개여!
외세의 침입과 비바람에도 의연했던 목숨이여!
어찌하여 이토록 연기에 쌓였는가
모질게 숨통을 덮치는 이유가 무엇인가
아! 밤하늘에 치솟는 이 불기둥을
연기에 휩싸인 도심의 고통을
하늘이시여 살펴주소서 하늘이시여 침묵하지 마소서
불길을 잡아야해 막아야해 누구의 잘못인가
모든 것을 동원해서 저 불길 막아야해
살이 탄다 뼈가 탄다 목숨이 탄다
살이 탄다 뼈가 탄다 목숨이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