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은 꿈을 꿨지, 그 꿈을 CD 위에 새겼지
그리 크지 않은 1톤짜리 트럭 위
거기에 전부 올라갔지 7년간의 추억이
어린 Michael Jackson이 부른 Stay를 좋아한단
트럭 기사 아저씨의 얘기
소싯적 모아 놓은 1,500장의 LP는
몇 차례의 이사를 거쳐 다 처분했다 했지
속도를 올려 소각장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 조용히 입을 다물고
그날이 떠올랐어
The Bangerz를 받아 들고 기뻐했던 저녁
늘어난 CD를 놔둘 곳이 부족했던
Kebee의 작은 집 대신에
신촌 산울림 소극장 옆의 첫 사무실
그때는 상상도 못했겠지
지금 이 트럭이 어디로 달리는지
HOOK
무에서 유로, 다시 한줌의 재로
Ashes to ashes, dust to dust
VERSE 2
30분을 달려 도착한 곳, 폐기물 처리장
그래 저기가 CD들의 공동묘지다
나는 봤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소각로 앞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먹잇감
화물의 무게를 재고
거기에서 텅 빈 트럭의 무게를 빼고
“700kg의 폐기물” 그게 그리도 아끼던
우리들이 만든 흔적들의 마지막 이름
하나 하나 box를 내려놓다가
잠깐, 바닥에 내 “마왕” CD를 밟아
벌써 잔뜩 챙겨놨는데
저 아래로 버려질 걸 상상하니 가슴이 막 아파
황급히 두 장을 집어 주머니로
쓸만한 걸 발견한 아저씨의 미소를 뒤로 하고
마지막 기도 하고 “웅”
고개 돌리고는 뒤 돌아서
REPEAT HOOK
VERSE 3
남은 건, 한 장의 세금 계산서
그리고 몇 장의 사진과 텅 빈 내 맘 속
몇 번이고 비워냈지만 아직도 비울 것이
더 남아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내가 만든 track들과 내가 만든 역사
그런 가치는 저 plastic들에 갇혀있지 않았어
어쨌건 행복해, 이런 꿈을 꿔서
모든 건 변하고 시간이 흐르면 병들어
약해지고 쇠락하고 결국 다시 처음으로
에너지 보존의 법칙?
그러나 음악은 그 법칙의 밖에서 더 큰 울림을 줬지
그러니 슬퍼할 시간 없어
음악 앞에서 필요한 attitude, 겸손
Grind mind, body & soul
모두가 느끼도록, 바로 이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