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웬수가 된 너이지만
온 우주가 너로 가득 했던 밤이 있었다
너의 힘든 시절에 나 함께해주지 못했고
우린 다른 시간 속에 살았다
자고 일어나면 도착해 있는 한 통 문자가 서러워
채 밝지 않은 아침을 가른 눈물이 있었는데
혹시 엄마가 들을까봐
화장실 물을 틀어놓고
엉엉엉엉엉 울었다
아 그때의 나
아 그때의 너
아 그때의 공기
우리와 그날의 일기
그리워
비가 많이 내리던 밤이었나
함께 아픔을 겪은 우리가 있었다
우리 눈치를 보던 친구들도
이내 큰소리에 적셔가고 밤은 깊었다
바람 쐬러 나간 너를 따라나가 우산을 씌워주면서
나 용기를 내어 멋쩍게 웃는 네 손을 잡았는데
빼지 않고 더 꼭 잡아준 그런 네가 사랑스러워 보였던 밤이 있었다
아 그때의 나
아 그때의 너
아 그때의 공기
우리와 그날의 일기
그리워 그리워라
아 그때의 나
아 그때의 너
아 우리의
그때 공기 그리워
그리워라
그때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