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허드레바지 입고
운동하러 나간다(어디가)
면장갑에 오징어 가면 쓰고
살기위해 나간다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 해서
예뻐지면 뭐하나
더 이상 나는 여자가 아닌
가족으로 돼버린 걸(우린가족)
너도 뽈록 배나온 건 마찬가지 아니더냐
살 좀 빼 본다고 산에 다니더니
술만 더 마시느냐 주량만 늘었구나
나도 이제 갱년기라 이곳저곳 아프다
너보다는 젊지만 나도 이제 늙었단다
언제부터 사랑아닌 의리로 살았더냐(의리)
어렸을 땐 나도 긴 머리에
하이힐만 신었다(생각 안나)
지금처럼 뽀글머리 수다쟁이 아니었다
거울 앞에서도 저울위에서도
나오는 건 한숨이다.
여자도 아닌 남자도 아닌
아줌마가 돼버린 걸(아줌마)
너도 뽈록 배나온 건 마찬가지 아니더냐
잔반처리 하다 보니 지퍼 터져 단추 발사
다이어튼 언제든지 내일부터 시작이냐
우린 이제 재활용도 안 되는 나이란다
결혼서약 간데없고 도원결의 남았느냐
언제부터 사랑아닌 의리로 살았더냐
남은 내 인생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단다
싸우면서 살아온 정 징글징글 무섭구나
결국엔 모두 떠나가고 너와 나 둘뿐이다
오늘보다 조금만 더 행복하게 살자꾸나
그래도 나에겐 너밖에 너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