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른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멋진 남자친구와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을까
내가 어른이 된다면
만화에서 보던 악당들과
정의를 위해 맞서 싸우며
어리고 약한 것들을 지키고 있을까
애초에 나쁜 사람이란 존재하지도 않았고
닳고 닳은 이름의 이해관계 속에서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지
가끔 내가 내가 내가 내가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쾅
알게 되는 것 같을 때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내가 어른이 된다면
사랑이란 단어 앞에 두고
한 계절이 지날 때까지
혼자 두지 않았음 좋겠어
내가 어른이 된대도
그때도 지금처럼 아이들의
말투를 꾹꾹 눌러 담아서
마음으로 말하고 싶어
앞으로 나가기보단
뒤를 보는 법을 배웠고
싸우기보단 지키는 것이 어렵단 걸
어렵단 걸 알았지
내가 성공하는 것보다
그놈의 성공을 지켜보기가 더
문법은 자꾸 틀리는데도
마음이 맞는 말을 하기가
나는 그렇게 싸우는 법을 잊어버렸네
나는 그렇게 이기는 법을 잊어버렸네
나는 그렇게 싸우는 법을 잊어버렸네
지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