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걸었어
아무 말 않고서
끝인 줄 알면서 못 했던 말
한걸음 두걸음에
추억들이 밟혀서
아무렇지 않은 척 또 걷는 중
입을 뗄 수가 없어
널 바라볼 수도 없어
정말 마지막인 걸 알면서도
쓸데없는 자존심 부리는 게 아냐
주저앉을 것 같아서
넌 정말 괜찮은 거니
너무 덤덤해 보여서
혹시 나처럼 말 못하는 거니
후회할 걸 알아 지금 내 마음에
하고픈 말이 넘쳐나기에 넌
끝까지 내 마음 알지 못하겠지
둘이서 걸었어
아무 말 않고서
끝인 줄 알면서 못 했던 말
한걸음 두걸음에
추억들이 밟혀서
아무렇지 않은 척 또 걷는 중
우린 둘이었는데
이제 곧 혼자가 돼
지금 걷는 길이 끝나면
그러니까 제발 좀 천천히 걸어
아니라면 네가 먼저 말해줘
우리 되돌아가 보자고
근사한 말로 널 붙잡고 싶은데
벌써 이 길의 끝에 와있네
곧 몇 걸음 뒤에 우리 사이 끝이 날 텐데
넌 정말 괜찮은 거니
너무 덤덤해 보여서
혹시 나처럼 말 못 하는 거니
바보처럼 혼자
말 못 하며 아파했던 나
너도 나와 같기를
안녕 나의 사랑
둘이서 걸었어
아무 말 않고서
끝인 줄 알면서 못 했던 말
한걸음 두걸음에
추억들이 밟혀서
아무렇지 않은 척 또 걷는 중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헤어지긴 너무 싫은데
난 또 걷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