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는 아침 햇살을 피해
벽돌담 밑을 걷고 있었지
그 곳만은 이끼 낀 블록과
내 구두 사이의 촉촉함을 느끼기도 하고
무표정한 사람은 오직 나 뿐
난 분수대 옆을 두리번 거렸지
동전을 던지는 많은 사람들
기대했던 희망이란 이뤄지지 않는 법이지
살며시 다가온 그녀는 이렇게 말했지
무엇때문에 웃고 있는 거냐고
어색하게 자릴 잡고 앉았을 때
그녀는 2분 30초가 늦었다고 가르쳐주고
까닭 모를 미소를 지었지
나는 담배를 거꾸로 물고 있었지
꿈에 취해 비틀대는 사람들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
주문했던 그 파란음료는 뭐였지?
포기하고 돌아앉은 나에게
비틀대는 가벼운 나의 걸음들은
목적지를 포기한 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