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가을부터 겨울까지
우리 함께 했지
계절 중에서 가장 짧은 가을과
가장 추운 겨울
해 주고 싶던 말은
너에게까지 못 가고
차가운 입술에 얼어붙은 채로
그림자 따라 길어진 이 밤
시간은 또 가겠지만
가을부터 딱 겨울까지
너와 난 우리라는 말을 썼지
가끔은 널 떠올리는
내가 이상한 게 아니지
가을부터 딱 겨울까지니까
따뜻한 미래도
꿈꿔봤었지만
매서운 바람만이
우릴 기다리니까
가진 외투만으로
너와 내 마음까지 지키기엔
나 겁이 많아서
또다시 어둠 속을 걸어가
언제라도 내가 아니라도
꼭 행복해
가을부터 딱 겨울까지
너와 난 우리라는 말을 썼지
가끔은 널 떠올리는
내가 이상한 게 아니지
가을부터 딱 겨울까지니까
흩어 내려도 만나
하얀 세상이 된 눈은
나의 기억까지도
덮어 없애주기를
입김에 몰래 버린
내 한숨에 너를 실어 보내
가을부터 딱 겨울까지
너와 난 우리라는 말을 썼지
가끔은 널 떠올리는
내가 이상한 게 아니지
가을부터 딱 겨울까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