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갑자기 비가 왔습니다
창밖으로 비를 피해 뛰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오늘 우산을 갖고 나왔을까
갑자기 내린 이 비를 잘 피하고 있을까
비 내린 거리를 보면서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당신은 잊었는지도 모르지만 우리 처음 만난날도 비가 왔습니다
짙은 회색 점퍼에 달린 모자를 꺼내 쓰면서
나에게 우산을 건내줄때 그 미소를 가슴이 떨린다는 것이
어떤거란걸 깨닫게 해준 그 미소를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미소를 떠올리다 갑자기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부딪쳤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만큼 멍해졌 버렸습니다
이미 당신은 이 세상에 없는데 아직도 당신과 내가
같은 하늘아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다니
난 또 다시 눈앞이 흐려지는걸 느껴야만 했습니다
그리움이란 사람을 얼마나 어리석게 만드는 것인지요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어리석어 진다고 해도
그리움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을
누구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나에게 당신은 언제나 그리운 사람입니다.
당신은 나에게 언제나 그리움만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