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밤

정태춘
온종일 불던 바람 잠들고 어둠에 잿빛하늘도
잠들어 내 맘의 창가에 불 밝히면 평화는
오리니 상념은 어느새 날아와서 내
어깨 위에 앉아 있으니 오늘도 꿈속의
길목에서 날개 펼치려나 내방에
깃들인 밤 비단처럼 고와도 빈 맘에
맞고 싶은 낮에 불던 바람 길은
안개처럼 흩어지고 밤은 이렇게도
무거운데 먼 어둠 끝까지 창을 열어 내
등불을 켜네 긴긴밤을 헤메이다 다시
돌아온 상념은 내방 한구석에서 편지를
쓰네 나도 쓰다만 긴 시를 쓰고 운따라
흠흠 흥얼거리면 자화상도 나를 응시하고
난 부끄럽네 이런 가난한 밤 이런
나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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