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태워서 삼줄을 엮으면
내 다음 생애도 줄을 탈까
내 혼을 태워서 탈을 빚으면
내 다음 생애도 춤을 출까
광대패 장단에 눈 멀어 나선
손에 쥔 것 없이 맨몸으로
어지러운 세상 왕도 정승도
한판 놀 줄 알면 부럽잖네
한 번 살다가 흙으로 가네 허이허야 그만이지
흙으로 가면 그만인가
새처럼 날다가 꽃처럼 지네
새처럼 날다가 꽃처럼 지려나
오늘은 살아도 내일은 알 수없어
피 얼룩 없는 왕좌가 있나 칼 없이 얻은 권력이 있나
무릎 꿇고 웃고 속여야지 살아남기 위해서
오늘은 살아도 내일은 또 누군가
상처는 무덤까지 홀로 품고가 위로 따윈 바라지마 아 아
제 슬픔 지고서 제 발로 걷는 길
힘도 재물도 쓸 데 없구나
줄 하나 딛고선 반 허공보다
내 마음 허공이 위태롭구나
한번 살다가 흙으로 갈까 광대로 날까
(한번 살다가 흙으로 가면 그만 일런가)
새처럼 날다가 꽃처럼 지려나 꽃처럼 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