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남덕의 편지)

김현성
앨범 : 그 사내 이중섭

마음에 맺힌 긴 편지 두 통 함께 보았습니다
당신의 힘찬 애정을 느껴, 남덕은 마냥 기뻐서
가슴이 가득했습니다.
이렇게 까지 사랑을 받는 나는 온 세상의
누구보다도 가장 행복합니다
이것만 있으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충분합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이런 당신의 기분도 모르고 걸핏하면
거역하고 화를 내고 멋대로 굴어서 얼마나 당신을
실망시켰는지, 그것을 생각하면 부끄러움과
미안한 생각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습니다.
제 일만 생각하고 나쁜 것은 모두 당신의 탓으로
돌렸으니 말입니다.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어리석은 남덕은 지금 이렇게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서 저 자신이 얼마나 당신을 필요로 하는지
얼마나 깊이깊이 몸과 마음을 다해서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가를 절실히 깨달았답니다.
하지만 늦지는 않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더 길고 희망에 가득 찬 장래가
우리 앞에 있지 않나요?
굳게굳게 맺어져서 어떠한 장애에도 굽히지 말고,
하늘이 우리에게 내려 준 길을 오롯이 나아갑시다.
또 편지 하겠습니다. 하루빨리 오게끔 서둘러주세요.
밤에는 당신의 사진을 안고 함께 자겠습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당신의 아내 남덕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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