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피곤함이 찾아와
예전의 모습으로
떠나가다 멈춘 길을 가자 하네
그 길 위엔 봉인된 상자들이
모두 주소를 잃어버려
수백 일을 같은 자리에
주인만을 기다리며
손으로 두 손으로 눈을 감싸줘
예정된 악몽이
내 혼을 찾기 전에
밝은 빛으로 큰 빛으로
길을 비쳐줘
예약된 기차가
나를 떠나기 전에
기적소리 울려 퍼지면
집을 찾아 돌아갈 수 있도록
손바닥 가득 그려놓은 길이
어느새 희미해져
이대로 갇혀 버리지 않을까
두 손으로 너의 손으로
눈을 감싸줘
예정된 악몽이
날 데려가기 전에
밝은 빛으로 큰 빛으로
길을 비쳐줘
약속의 어둠이 드리워지기 전에
기적소리 울려 퍼지면
집을 찾아 돌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