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수풀 사이로 들어오는
가녀린 빗줄기
그 사이로 보이는 하늘
아무도 찾지 않는 시골길에서
나는 태어났지 민들레로
스치는 바람 속에서 들려오는
벌과 나비의 노래
아무런 욕심도 없는
삽을 든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나른한 낮잠을 깨곤 했지
하지만 지루해 변하는게
아무것도 없어 지루해
너무나 지루해
새로운 세상 더욱더
변화 있는 곳으로 가려해도
나는 갈수가 없어 없어
한곳에 머물러 이렇게
하늘만 보고 지내던 내게
너무나 커다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어
내 몸이 가벼워져
바람에 흩날려 갈 것 같아
아 새롭게 갈아입은
내 옷은 너무나 가벼워
어디든 날아 갈 수 있게 됐어
아 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는 바람은
나를 휙휙 이곳으로 데려왔어
이곳은 새로워 모든게 새로워
많은 사람 많은 자동차
새로운 날 새로운 땅에
나를 맡춰보지만
나를 맡춰보지만
쉽지 않아
견디기 어려워
너무 탁한 공기에
너무 탁한 공기에
숨도 쉴 수 없어 너무나
탁한 하늘에
하늘조차 볼 수가 없어 없어 없어
새로운 세상 더욱더
변화있는 곳은 이런게 아니었어
그러다 겨울이 왔어
이제는 잠을 자야해
새봄을 위해 차가운 시멘트
보도블록 사이에서
자리잡아야해 민들레 꽃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