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돌아와 벨을 누르면
들어올 수 있게 그대가 놀라지 않게
어디를 살펴도 낯설지 않게
그 옛날 그대로
차마 내 버려둔 우리집 풍경
오늘 하루종일 힘겹게
싸고 담아서
이렇게 다 비어버리고
어지럽게 쌓이고 묶인
추억들 틈에
겨우 나를 뉘어 잠을 청한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내일 떠나갑니다
그리워 잠들지 못한 수많은 밤 마저
가져갈까봐 두렵지만
내일 떠나갑니다
언젠가 찾아와도 알 수가 없게
주소도 남기지 않고
그저 멀리
떠나는 그 길에 눈물 흘리면
그리울 까봐 혹시나 후회할까봐
먼지만 하얗게 쌓인 방안에
실컷 쏟아내고
내일 울지않게 기도합니다
밤이 이슥할 쯤 지친 몸
드러눕히고
멍하니 천장을 보다가
속절없이 일렁거리는 눈을 감으며
겨우 고개돌려 잠을 청한다
내일 아침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내일 떠나갑니다
그리워 잠들지 못한 수많은 밤 마저
가져갈까봐 두렵지만
내일 떠나갑니다
언젠가 찾아와도 알 수가 없게
주소도 남기지 않고 그저 멀리
창문은 계속 밝아 오는데
이 밤은 기어코 날 재우지 않고
내일 떠나갑니다
수 많은 밤 마저
떠나갑니다
찾아올 수도 없게
주소도 남기지 않고 그저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