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그 즘 삼청동 돌담 길

은일 킴
앨범 : 기억의 숲에 비가 내리면
작곡 : 은일 킴
편곡 : 은일 킴

수많은 추억이 있다.
너와 나의 사이엔.
수많은 이별도 했다.
우리 만남의 시간 동안.
수많은 계절을 함께 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픈 걸 보니.
겨울 그즘...
바람이 차가웠던 삼청동 돌담길을 시작으로
우린 사랑을 확인했고,
우린 이별을 확인했다.
가을 지나 겨울이 오듯 어떻게든 계절은 돌아오는데
그렇게 돌아올 것 같던 우리 사랑은 추억으로 남는가 보다.
누군가 말했다.
추억은 가슴에 묻어두고 조금씩 꺼내어 보는 거라고.
오늘 널 꺼내어
가슴 벅차오르게 그날로 달려간다.
너와 나의 추억이 흩어진 삼청동 그 길 구석구석
기억의 파편을 재조립해 하나씩 되살려 낸다.
니가 내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우린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믿었던
그때를..
우린 너무 어렸다고 해두자.
다른 어떤 이유로 우리의 이별을 말하기엔
흔한 세상 이별 얘기처럼 진부하고 구차해지는 것 같다.
행복했던 기억도
가슴아픈 기억도
내가 아닌 우리였기에 아름답구나.
니가 없는 나는 더이상 빛이 다한 전구처럼 위태롭기만 하다.
이별을 덤덤히도 받아들였던 나는
이별에 자신 만만하기만 했던 나는
우리가 함께한 시간만큼
그 오만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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