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인가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
갈색 교회당 지나
너의 집으로 향할 때
흰 눈이 쌓인 길
불빛에 반짝이는 점들
너를 볼 수 없는
내 눈 속에 빛날 뿐
뒤돌아서면서 잘 지내란 짧은 말들로
그렇게 끝맺은
눈 오는 저녁 헤어짐
멀리 가진 못할 거야
너는 걸음이 느리니까
마음속은 널 기다려
돌아오진 않겠지만
나에겐 아직까지 다 못한 말이 있어
그렇게 되뇌이며 자꾸 걸어가
그 언제였던가
우리가 처음 만나던 날
많은 친구들 속에
가녀린 너를 보았지
별로 말이 없었던
서로의 그늘에 이끌려
우린 밤이 지새도록 함께 걸었지
나를 만나기까지
힘들어 해온 너였기에
이젠 잘 살아라 행복해라 빌어줄께
멀리 가진 못할 거야
너는 마음이 여리니까
가슴 속은 널 기다려
돌아오진 않겠지만
나에겐 아직까지 다 못한 말이 있어
그렇게 되뇌이며 자꾸 걸어가
여기서 헤어지면
널 볼 순 없을 테지
흰 눈에 덮여지듯 잊혀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