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초록 불처럼 너는
소설책 첫째 장처럼
날 기다리게 해
너만 바라보게 해
천 걸음 걸어도
또 한 걸음 내딛게 해
식어버린 커피처럼 너는
꺼진 내 핸드폰처럼
날 불안하게 해
네 생각만 하게 해
이 밤 지새도
또 나를 잠 못 들게 해
죽어도 좋아 나는 너와 함께라면
끝나도 좋아 나는 너와 함께라면
난 너의 시작이
넌 나의 마지막이 되어
난 너의 시작이
넌 나의 마지막이 되어
한겨울 시린 내처럼 너는
한여름 별 뜬 밤처럼
날 설레이게 해
너만 담아두게 해
내 맘 쓰려도
너만 잡아두게 해
죽어도 좋아 나는 너와 함께라면
끝나도 좋아 나는 너와 함께라면
난 너의 시작이
넌 나의 마지막이 되어
넌 나의 시작이
넌 나의 마지막이 되어
이 모든 세상이 가라앉더라도
너만 손 꼭 잡아주면
나 숨 쉴 수 있어
이 모든 꿈들이 꿈으로 끝나도
너만 기억해준다면
난 나일 수 있어
죽어도 좋아 나는 너와 함께라면
끝나도 좋아 나는 너와 함께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