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에 갔었는데
불쑥 낯익은 인간이 들어와
나를 잡아당겼다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순순히 따라간 곳이
고급 가구점
아치형의 통로에 불투명한
파란색 빛의 커튼이 쳐진 곳으로
날 데려가더니
옛 중앙정보부의
정보 캐는 곳처럼
생긴 곳이 나왔다
타자기며 무선기계
같은 것이 있었고
베이지색 면바지에 검은 허리띠
반팔 남방 입은 콧수염이 난
대머리가 내게 다가와선
20만원 떼고 80만원 줄 테니
잘 써 봐 하는 거다
카드깡 비슷한 것 같던데
느닷없이 100만 원 빌려주고
20만 원 떼이고 뭐냐 이게
왔던 길로 되돌아
나오는 것도 없이
호프집에 도착한 난
맥주를 먹었다
고급 가구점
고급 가구점
고급 가구점
고급 가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