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빙하 녹아내려
날아라, 에코맨
앨범 : 날아라, 에코맨
작사 : 오미영, 오준석, 김봉영
작곡 : 김승진
편곡 : 김승진
이러고 취해가지고는
탁 꾸부리고 앉어있는디
뭐여 이게 이게
간경화 증상인가 이게
해물탕 속에 있던
꽃게 한마리가
국물위로 두 눈깔을
슬쩍 내보이더니
내 젓가락에
난자 당했던 등판을
스윽 주워 담곤
주섬주섬 제 각각 흩어져 있던
팔다리를 척척척
붙이더니
나머지 해물들한테
명령을 하더라구
일동 대열정비
맨 앞에 오징어 서고
오징어 뒤에 생태
생태 임마 머리 뒤에 꼬리 말고
몸통을 먼저 끼워야지
줄 간격 똑바로 맞추고
조개 너 입 다물고
미더덕 오줌 싸고 와서
빨리 줄 안설래
나 이거 진짜 어이가 없네
간경화에 걸리면
소주 한병에 사람이 맛이 가나
헛게 다 보이네
어이 꽃게
나 술 그만 허께
헛개나무 음료가 어디갔더라 이거
전하 신 꽃게랑 인사드립니다
전하 지금 용궁이
비상사태 입니다
용왕님의 명령을
받으셔야 됩니다
하면서 참내
꽃게랑이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드라구
안녕하십니까
저는 남해용궁 환경부 산하
위기관리팀
꽃게랑 계장입니다
줄여서 꽃계장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남해 용왕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으니
용왕님과 인어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KS마크의 까바남
까바남 아시죠
까칠한 바다 남자
그게 바로 앞에 계신
전하 이십니다
이게 무슨 게포크로
게딱지 긁어먹는 소리냐
그런데 까바남 왕자님의
아버님이신 남해 용왕님이
지금 편찮으십니다
뭐라고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
돌아가신 지가 언젠데
쉬잇 불경한 소리
남해 용왕님은
아직 살아계십니다
단지 몹시 편찮으실 뿐
아 그러니까
그 용왕님이
어디가 왜 편찮으신 건데
북극 빙하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하자
과잉 부유물 생겨나고
플랑크톤 증식한다
유해가스 발생하여
바다생물 숨이 턱 막혀
썩어가는 갈치 배
벗겨지는 고래 등
해삼 멍게 말미잘이
뼈가 생겨
등이 굽어
바다생물 모조리 변해가고
맑디 맑던 푸른 바다
핏빛으로 물들어간다
가뜩이나
고민 많은 용왕님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간에 병을 얻어
남해 용궁이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