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세월속에 너의 모습은
수줍은 둣 사뿐 사뿐 다가와서
내 눈과 내 마음을 데려 가누나
바스락 거리는
잎새 바람 나부끼면
빈 가지만 남겨두고
넌 여행을 떠나겠지
숲 속으로 기나긴
샛 노란 단풍
입술을 깨문듯한 선홍의 굴락
가지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
그 따사로움에 안긴다
파란 하늘 아래로
신기루처럼 왔다
사라지는 뭉게 구름
가을 풀섶의 몸짓은 곱기도 하지
익어가는 사랑 만큼
허수아비처럼
빈 들녘을 지켜선 모습
여윈 어깨엔 빨간 고추 잠자리
내 마음은 너를 닮아간다
내 마음은 너를 닮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