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끝까지 다 써보지 못한
그 많은 지우개들은 다 어디로
어릴적 신동 소리 듣던
옆집 꼬마는
지금은 어디서 무얼할까
열심히 찍어놓은
그 커피집 쿠폰
지갑 속 어디로 사라졌을까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던
같은반 친군
이제는 말이 좀 많아졌을까
사라진다 사라진다
어느새 사라진다
사라진다 사라진다
빨리도 사라진다
모든게 설레어 떨렸던 마음
겁없이 들이댄 무모함도
사라진다 사라진다
인터넷 곳곳에 적립한 흑역사
지워도 지워도 계속 발굴
어디에 가든지 꼭 한 명 있는
진상 동료는
자기는 아니라 생각할까
살아있다 살아있다
아직도 살아있다
살아있다 살아있다
용케도 살아있다
모든게 설레어 떨렸던 마음
겁없이 들이댄 무모함도
살아났다 살아났다
사라진다 사라진다
어느새 사라진다
사라진다 사라진다
빨리도 사라진다
살아있다 살아있다
아직도 살아있다
살아있다 살아있다
용케도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