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감투 2부

레몽
앨범 : (소리동화 레몽) 도깨비 감투

아저씨는 바로 쌀가게로 달려갔어. 아저씨네 집 쌀 항아리가 점점 비어가고 있었거든. 아저씨는 주인이 안보는 틈에 재빨리 쌀을 훔쳤어. 훔친 쌀을 얼른 집에 가져다 놓고 또 장터로 나갔지.
‘흐흐흐, 이번엔 비단이다! 옳지, 저기 저 도자기도 참 마음에 드네!’
아저씨는 닥치는 대로 도둑질을 했어.
장터에 있던 사람들은 도둑 잡을 생각도 못하고 그저 벌벌 떨기만 했어.
“물건이 혼자서 둥둥 떠다니잖아?”
“아니, 저, 저, 저기 내, 내 도자기!”
“도, 도, 도둑…… 아니, 귀, 귀신이다, 귀신!”
사람들은 넋 놓고 있는 사이에 아저씨는 훔친 물건을 집으로 가져갔지. 아저씨네 안방은 훔친 물건으로 가득했어. 아저씨는 좋아서 입이 귀에 걸렸지.
“푸하하하, 이게 다 우리 거라오! 우린 부자야, 부자!”
“아니, 이게 다 뭐예요?”
아주머니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어도 아저씨는 그저 하하하 웃느라 대답도 하지 않았지.
그 뒤로도 아저씨는 틈만 나면 도둑질을 했어. 뿐만 아니라 남의 제사에 가서 밥을 먹고 오기도 했지.
하루는 동네 부잣집에 제사가 있었는데 아저씨는 감투를 쓰고 제사상에 가득 놓인 고기며 나물을 배불리 먹기 시작했지. 음식이 둥둥 떠다니니 제사 지내러 왔던 영감이 깜짝 놀라 들고 있던 담뱃대로 음식을 마구 때렸어. 그 바람에 감투에 구멍이 생겼지.
‘아이고, 내 감투!’
아저씨는 재빨리 도망쳐 집으로 돌아왔어.
“마누라, 감투에 구멍이 났구려. 얼른 좀 꿰매어 주시오.”
아주머니가 감투에 빨간 헝겊을 덧대어 보기 좋게 꿰맸어.
“허허, 아주 잘 되었소.”
아저씨는 다시 감투를 쓰고는 장터로 나갔어. 아저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신발 가게로 들어갔어. 신발을 이것저것 신어보고는 마음에 드는 신발을 신고 터벅터벅 걸어 나왔지.
‘어? 저기 빨간 게 뭐지?’
아까부터 눈에 빨간 헝겊이 동동 떠다니는 게 이상했는데 신발이랑 같이 나가지 머야. 신발 가게 주인은 장터가 떠나가도록 큰소리로 외쳤지.
“도, 도둑이다! 저 빨간 헝겊이 우리 신발을 훔쳐간다!”
‘아이쿠, 들켰구나!’
깜짝 놀란 아저씨는 신발을 벗어던지고 달아나기 시작했어. 신발 가게 주인은 긴 막대기를 들고 계속 쫓아갔어. 그러면서 소리쳤지.
“도둑 잡아라! 빨간 헝겊이 도둑이다!”
장터에 있던 가게 주인들이 우르르 나와 빨간 헝겊을 향해 막대기를 휘둘렀어.
“아야, 아야. 아이고, 사람 살려!”
빨간 헝겊이 한 가게 주인 손에 잡아 젖혀지자 아저씨의 모습이 나타났지. 아저씨는 흠씬 두들겨 맞았어. 아저씨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부끄러워했지. 혼이 난 아저씨는 잘못을 뉘우치고 집에 쌓여 있는 물건들을 모두 주인에게 돌려주었대. 그리고 다시 부지런히 나무를 하며 살았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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