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흥보 마누라가 막내를 안고
“ 아가, 우지마라. 너희 아부지 돈 많이 벌어 온다.”
흥보가 들어서거날
“하이고 여보 영감 얼마나 맞았소, 상처 좀 봅시다”.
“장처고, 상처고. 날 건드리지 말게. 요망한 계집이 밤새도록 울더니 내가 재수가 없어서 말이여. (옆 집 꾀수애비란 놈이 발등거리를 허고 말이야. 매 한 대를 맞았으면 내가 쇠아들 놈이여.”
중중모리) 흥보 마누라 좋아라.
흥보 마누라 좋아라.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영감이 엊그저께 병영길을 가신 후
부디 매를 맞지 말고
무사히 돌아오시라
하느님 전의 빌었더니
매 아니 맞고 돌아 오시니 이런 경사가 또 있나.
옷을 헐 벗어도 나는 좋고
굶어죽어도 나는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