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공기는 차가워서 하얀 숨결만이
허공에 아른아른 흩날려
무슨 말을 건넬까 고민하며 걷다
조심스레 마음을 열어
가벼운 위로와 같잖은 고마움은
날카로운 비수로 돌아와
꽂힐 걸 알았지
어긋나던 발걸음을 잠시 멈춰 세우고
시간도 멈춰버린 이 기류를 타고
춤을 춰요 함께
쏟아지는 달과 별빛 아래
여리디여린 손끝이
남기는 고운 선을 따라
바라보는 눈빛에
그 어느 불순물도 섞이지 않았다고
웃으며 고백할 수 있어
차디찬 검은 강물 위로 유람선이
하나둘씩 화려한 불빛을
내며 흘러가고
그 위를 뒤따라 흐르는 마음은
베여버린 듯 따가워도
결코 아프지 않죠
거짓 따윈 절대
한마디라도 뱉지 말아요
지긋지긋한 가면놀인
어제로 충분하니까
이 순간만큼은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이라도 한 듯
투명한 정적을 깨뜨리지 말고
그 속에 하나뿐인 진심을 담아 보내요
춤을 춰요 함께
쏟아지는 달과 별빛 아래
여리디여린 손끝이
남기는 고운 선을 따라
바라보는 눈빛에
그 어느 불순물도 섞이지 않았다고
웃으며 고백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