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테라스가 환히 불을 밝히네
그 위론 별이 빛나는 파란 하늘이 보이지
바로 이곳에서 밤을 그리는 것은
나를 매우 들뜨게 해
분위기는 무르익고, 찬란해지는 밤
어울리지 않게 초라한 어느 예술가
그 손끝을 들어 색채를 지배해
이 순간이 영원토록
하늘은 그새 투명해지고
거리에 남은 불빛은 그를 감싸 안으며
"부디 잊혀지지 않기를"
그대 나와 손을 잡고,
이루지 못할 약속을 하자
검은색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아름다운 파랑과 보라, 초록만이 존재해
특히 이 밤하늘에 별을 찍어 넣는 순간이
정말 즐거웠어
달빛은 이 분위기에 취해
노랑의 불꽃에 그림자를 꿰는 것도 잊고
"부디 사라지지 않기를"
화려한 눈앞의 잔상, 단 이 순간뿐인 허상
그다지 좋은 결말은 아닐 거라는 걸 알아
무엇이든 그려낼 수 있는 이 집념
아무도 모르는 붓끝에 달린 그의 운명은
결과를 알기에 숨길 수 없는 신념
압생트의 몽롱함에 몸을 맡긴 채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그대가 봐줬으면 해
아직 손끝에 남은 오감의 축복은
달콤한 빛무리 한 잔, 눈을 일깨우는 전율
하늘은 푸른 바다가 되어
반짝이는 빛을 향해 힘껏 소용돌이쳐
기쁨의 사인을 보내며
뜨거운 노랑의 자수,
품으로 파고드는 파랑
세상의 빛은 사그라지고
하나둘 잠드는 거리 둘만의 도시에서
부디 이 맘 전해지기를
그대 나와 입을 맞춰,
거짓을 말할 수 없게
평생을 간직하고픈 멈춘 이 시간,
화려한 세상 속에서
쏟아지는 별 무리,
교회의 종소리 가운데 기도를
여기 아를에 내려앉은 작은 축복,
밤의 테라스에서
달빛 속에 숨은 고독, 별의 노래에 맞춰
이토록 황홀한 밤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그대 나와 손을 잡고,
순간뿐인 사랑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