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눈물로 알고 있지
지금 내가
흘리는 건 기억이야
네 앞에서
이렇게 모두 비우고
잔잔한 맘으로
보내 주려고
처음
네 손을 잡던 기억
용감하게
사랑을 말하던 기억
이렇게 다 흘려서
하나도 없어야
그래도
살아갈 것 같아서
참 많이 좋아했나 봐
창피한 줄도 모르고
두 눈이 다 붓도록
이러고 있네
너보다 먼저
일어서야 하는데
그래야
네 맘이
조금이라도 더
편해질 텐데
마지막을 알고 있는
내 발은
그렇게
하기 싫대
잠시라도 잠시라도
곁에 있으래
알아
보기 싫을 거란 거
웃으면서
보내 줘야 한다는 거
그렇지만
그렇게 강하지 못한 난
너 없는 날들이
겁부터 나
참 많이 좋아했나 봐
그렇게 많이 울고도
아직도 버릴 게
더 남은 걸 보면
잘 지내라고
말해 줘야 하는데
사랑하는
너라도
행복해져야
하는 걸 텐데
마지막을 알고 있는
내 입은
그렇게
하기 싫대
안 된다고 못한다고
붙잡아 보래
혼자 갖고 있기엔
무거운 너의 기억
언젠간 다 버리더라도
이해해
마지막인 걸
다 아는
내 눈은
하기 싫대
잠시라도 잠시라도
더 보고 가래
잠시라도
곁에 있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