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멀리 왔나 발걸음을 세어본다
쫓기듯이 괜히 맘이 달아
빙빙 돈 것만 같아 같은 곳에 주저앉아
멀뚱히 주위를 둘러본다
자꾸자꾸 닫히는 졸린 눈동자에는
매일매일 똑같은 이 아스팔트 길뿐
아, 요즘엔 더러 신기루가 보여
여기는 서울특별시인데
아무도 모르게 중얼거렸었던
내 꿈들이 어렴풋 기억나
언젠간 하늘까지 닿은 저 길을 따라
사막 너머엘 가보자 했었지
그래, 난 밤을 다시 건너 새벽의 품으로
너를 찾아서 돌아갈 거야
살금살금 다가오는 침대 밑 괴물처럼
하루하루 닥쳐오는 현실이 두려워
아, 요즘엔 가끔 어린 내가 보여
지금은 2004년이 아닌데
머리맡에서 널 삼키려 했던
지키지 못할 약속 기억나?
언젠간 하늘까지 닿은 저 길을 따라
사막 너머엘 가보자 했었지
그래, 난 밤을 다시 건너 새벽의 품으로
너를 찾아서 돌아갈 거야
언젠간 나룻배를 타고 무지개를 건너
황금 단지를 훔쳐보자 했지
그래, 난 맑은 날을 넘겨 소낙비 속으로
너를 찾아서 돌아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