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일이 더는 없네
마음 편할 것만 같았는데
하고픈 일들 저 멀리
있었는지도 모를 만큼
아슬아슬하게 버텨왔네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는데
지나간 일들 저 멀리
있었는지도 모를 만큼
가야 할 때를 알아야 하는
가야 할 길을 알아야 하는
우리는 어디에 있는 걸까
정말 그곳에 있었던 걸까
어둡게 보이는 복도에
겹쳐져 보이는 그때의
헤매고 있던 내 모습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네
낯설어 보이는 방 안에
때 묻지 않은 자리에
설레어 했던 내 모습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네
가야 할 때를 알아야 하는
가야 할 길을 알아야 하는
우리는 어디에 있는 걸까
정말 그곳에 있었던 걸까
검고 작은 머리 위에
검고 네모난 모자들
무엇과 맞바꿨던 걸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내가 돌아갈 곳 따윈 없지
내가 있을 이유도 없지
어색하게 서 있는 사진 속
그곳에 내가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