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
버스 정류장이 보이는 골목 간판없는 선술집에서 술잔 속의 나를 마신다
고단했던 하루를 마신다 기다리는 사람 없는데 올 사람 있는 것 처럼
밤 늦은 정류장을 서성이는 눈길 외로워서 먹는 술이 아니야
힘들어 마시는 술도 아니야 생각없이 마시는 술은 더욱 아니야
왼손아 받아라 한잔 간다 오른손아 받아라 이건 답주다
주거니 받거니 바쁘다 바뻐
마시고 또 마셔도 취하지 않네 내 맘 속의 실타래는 풀리지 않네
한잔 남은 이 술잔은 나를 위하여
오늘도 수고 했다 나를 위하여
혼자 왔다 가는 인생길 오늘도 나 홀로 앉아
혼술로 달래 본다 까만 속을 적신다
괴로워서 먹는 술이 아니야 잊으려 마시는 술도 아니야
술이 좋아 마시는 술은 더욱 아니야
왼손아 받아라 꿈 마셔라 오른손아 받아라 희망주 한잔
주거니 받거니 바쁘다 바뻐
마시고 또 마셔도 취하지 않네 내 맘속의 실타래는 풀리지 않네
한잔 남은 이 술잔은 나를 위하여
오늘도 수고했다 나를 위하여
오늘도 수고했다 나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