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빡, 하루 한 달
다시 깜빡하니 일 년이
네 모습 잊히지
않을 줄 알았는데
잠깐 할 사이에
흐릿하게 지워지네
그 많았던 시간들이
한순간에 사라져
익숙했던 것들이
더는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다는 게
이제 더 익숙해
다를 게 없는 하루에
아무런 감정 없이 서성이다가
어느 순간 떠오른
네가 나의 햇살
아니, 밀려오는 장마
맘은 기억을 곱씹는데
몸은 밉게도 지쳐있네
잠시나마 그대를
떠올리고 싶어
다시 떠올리고 싶어
까맣게 잊어버려 새하얗게 지워진
회색빛 물들은 머리칼을
쓸어 넘기다
드문드문 떠오른
작은 빛 방울들이
주름진 빰을 따라
서서히 흐르네
다를 게 없는 하루에
아무런 감정 없이 서성이다가
어느 순간 떠오른
네가 나의 햇살
아니, 밀려오는 장마
맘은 기억을 곱씹는
몸은 밉게도 지쳐있네
잠시나마 그대를
떠올리고 싶어
다시 떠올리고 싶어
나 한 평생 살아왔던
추억, 그날이 이제
기억나질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