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엇뉘엇 건물 위 지는 해
느즈막히 일어나 기지개 켜
하품 한번 하고
덜깬 얼굴로 어슬렁
나는 우아한 한 마리 길고양이
알록달록 불켜지는 멋진 이 길
이 곳이 다 내 집이라네
세수 한 번 하고
고개 쳐 들고 사뿐 걸어
나는 우아한 한 마리 길고양이
음 이 도시는 너무 신기해
음 이 도시는 너무 즐거워
자네 또 어딜 그리 바삐 가는 건가
어떤 이는 나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어떤 이는 내 그릇을 짓밟고 차버리지
버려졌든 미움받든 상관 없어
난 배 채우네
음 이 도시는 너무 위험해
음 이 도시는 너무 차가워
자넨 또 뭐가 바빠 그리 급히 걷나
어느 날에 맘에 드는 인간이 나타나서
그의 주변 맴돌아도 끝끝내 돌아서네
상관없어
누군가 또 쳐다보면 난 그를 노려보네
누군가 날 피해가면 쫒아가서 겁주지
오 난 어두워진
건물 틈에서 곧 잠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