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꾼이 들어간 빈집은 낡아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어요.
게다가 비가 오니 더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죠.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으하하하! 잔치를 열어,
한번 신나게 놀아보자고~”
“낄낄낄! 좋지! 거하게 술도 마시면서
춤도 추면서 놀아보세~!”
나무꾼이 고개를 돌려보니
한 무리의 도적 떼들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겁에 질린 나무꾼은 서둘러
나무 위 꼭대기로 올라가 몸을 숨겼어요..!
그런 나무꾼을 보고 왕거미는
빙그레 웃으며 다시 거미줄을 타고 올라가
몸을 숨겼죠.
“여기 자리가 잔치를 벌이기에 딱 좋구먼!
자, 여기 자리를 펴보지!!”
“좋아 좋아~ 아 어디 한번 잔칫상을 차려 볼까~?
잔칫상 나와라 뚝딱!”
서둘러 지붕 위로 올라간 나무꾼이
숨을 죽이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켜보았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사람이 아닌
무서운 도깨비들이었어요.
그리고 방망이를 휘두르자
엄청나게 큰 잔칫상이 나타났죠!
‘헉! 말로만 듣던 무서운 도깨비들이다..
들키면 난 죽은 목숨이겠어….. 우와.. 그런데,
저 방망이를 한번 휘두르니
저렇게 멋진 잔칫상이 나올 줄이야…맛있겠다. 쩝…’
그런데 나무꾼이 침을 꼴깍 삼키며
고개를 숙이다 그만..!
딱..! 소리를 내며 개암나무 열매 하나가
나무 위에서 떨어졌어요.
그리고 하필 잔칫상 위에 있던
큰 국그릇 위에 떨어졌죠!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무너지려고 그러나..?”
“그러게, 이곳은 낡은 집이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어!”
즐겁게 잔치를 즐기던 도깨비들이
겁을 먹기 시작했어요.
나무꾼은 손으로 입을 막으며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죠.
그런데 이런..! 나무꾼이 또 한 번
발을 헛디디고 말았어요!
툭! 투두두두두두둑!!
“으악! 집이 무너진다! 다들 도망가!!!”
“나 죽기 싫어~ 걸음아 나 살려라~!”
나무꾼의 주머니에서 개암나무 열매가
엄청난 소리를 내며 한꺼번에 떨어졌어요.
그러자 매우 놀란 도깨비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을 치며 달아났어요!
“이런.. 개암나무 열매로
엄청난 일이 벌어졌네..!”
나무꾼은 조심스레 아래로 내려와
개암나무 열매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나무지게를 챙겨 서둘러 빠져나왔어요.
그런데 그의 발에 걸리는 무언가..!
“아니 이것은..!
아까 도깨비들이 휘두르던 그 방망이네?!”
나무꾼은 호기심에 방망이를 휘두르며 말했어요.
“흠..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고기반찬 나와라 뚝딱..!”
그러자 방망이가 크게 흔들리며
순식간에 엄청난 고기반찬이 나왔어요!
나무꾼은 너무 놀라 뒤로 자빠졌어요.
“와… 정말로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따끈따끈한 고기반찬이잖아..?!”
나무꾼은 고기반찬이 식지 않도록
보자기로 조심스레 싸서 지게에 넣었어요.
그리고 도깨비들이 오기 전에
방망이를 챙겨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어요.
“어머니~ 아버지~ 저 돌아왔어요!”
“아이고~ 우리 아들.
오늘따라 왜 이렇게 늦나 했다.”
“비도 오는데 평소보다 늦어서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했지 뭐니~”
“어머니 아버지. 오늘 정말 엄청난 일이 있었어요.
우선 안으로 들어가요..!”
나무꾼은 어머니 아버지가 계신 방으로 들어가
오늘 있었던 일을 말했어요.
그리고 주머니에 한가득 담아온
개암나무 열매를 드렸죠.
“아이구! 이 귀한 개암나무 열매를..!”
“우리 아들이 효자라 하늘에서 이렇게 선물을 주셨구나~!”
“아버지 어머니께 오늘 이렇게
개암나무 열매를 마음껏 드릴 수 있어서 기뻐요..!”
그리고 나무꾼은 지게에서 조심스레
도깨비방망이를 꺼냈어요.
거친 나무토막같이 생긴 흉측한 도깨비방망이를 보자
아버지 어머니의 눈이 휘둥그레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