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목 앨범 : 연리목 소곡집 [20]
작사 : 연리목
작곡 : 연리목
편곡 : 연리목, 단편선
그날 아침에 우리 할아버지가 계단에서 넘어졌다
전화를 받고 찾아간 병원에서 할아버지를 만났다
꼭 잠든 것처럼 가만히 감은 두 눈을
금세라도 뜨고서 오 너로구나 하실 것만 같은데
주름진 관을 찔러 넣은 목에선
나지막한 숨소리 끊길 듯이 이어진다
우리는 서로 잘은 알지 못했고 그래도 상관없었다
매번 동생과 나를 바꿔 불러도 그냥 웃고 말았었다
하지만 그날 아침에 부쩍 마른 할아버지가
할머니 옆자리에 아이고 반갑소 하시며 누웠을 때
서운하고도 미안한 마음이 담긴 흙을 떠
할아버지 위에 던지고 난 처음으로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