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뒤덮힌 숲길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 스산한 바람
희뿌연 새소리 내 눈을 스치고
바위와 나무가 보이는 풍경
한참을 앉아서
저 먼 산봉우리를 본다
아무런 생각이 없는 듯 아무런 느낌이 없는 듯
그냥 공허로운 메아리를 꿀꺽 삼켜 본다
바위같은 인생을 살아가야지
나무같은 인생을 살아가야지
안개가 서서히 걷힐 때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선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내곁에서 사라지는 것들과
내곁에 남아있는 것들을
다시금 생각하며
나를 나로 바라보며 내가 나를 바라보며
나를 내가 바라보며
나를 보며 하늘과 손을 맞잡는다
세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세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세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안개가 사라진 숲길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 시원한 바람
하얀 새소리 내 귀를 스치고
바위와 나무가 보이는 풍경